아무리 깔끔한 사람도 부엌 타일을 항상 깨끗하게 유지하기란 쉽지 않죠. 하물며 20년이 지난 아파트에, 세만 주고 주인은 단 한 번도 살지 않은, 리모델은 구경도 하지 못한, 부엌 타일은 과연 어떨지 상상이 가시나요? 바로 오늘 제가 포스팅할 집의 상황입니다. 처음부터 자신이 없던 저의 셀프 타일 시공은, 하면서 내내 좌절의 연속이었는데요. 결론적으로는 안 한 것보다는 훨씬 깔끔하고, 가성비가 우수한다는(저의 노동은 제외하고) 의견이 많았지만, 개인적으로 다시는 하고 싶지 않은 도전이었습니다. 아니, 오래된 아파트의 벽은 도대체 왜 그렇게 울퉁불퉁한 거죠? ㅠㅠ
타일 셀프 시공 (붙이는 메탈타일 베르큐)
이 부분을 시공한 것은 아니지만, 같은 타일에, 이것보다 훨씬 더 좋지 않은 상황의 바로 옆 부분을 시공하게 되었는데요. 언제나 그렇듯, 시공 전 사진은 까맣게 잊었답니다. 대신에 이 사진이라도 보시면 시공 전 상태를 어느 정도 상상하실 수 있을 것 같아 올려봅니다. 사실 사진 속의 이 부분도 하면 좋은데, 너무 지쳐서 잠정적으로 포기.
제가 시공한 부분은 타일이 다 떨어져서 타일 안의 벽면이 노출된 상태에다가, 가스레인지 부근이라 기름때가 심각하게 덮여있는 상태였습니다. 사실, 사진 찍는 것을 잊지 않았다고 해도, 여러분의 정신 건강을 위해 올리지 않았을 확률이 100%.
도기 재질의 타일 공사 가격을 알아보니 정말 만만치 않더군요. 그래서 이것저것 알아보다 발견한 메탈타일 베르큐. 사실 이 친구가 아니였다면 제가 도전할 엄두도 내지 못했을 거예요. 가위로 자르면서 재단이 가능한, 불이 붙지 않아 안전한(부엌이니까요) 메탈 재질의 타일을 셀프로 시공할 수 있다니. 일단 가위로 자를 수 있다는 점에서 혹 했죠. 지마켓 , 옥션 등에서 가격을 비교해 보면서 좀 비싼가 싶어 구입을 망설이던 다음날, 마침 롯데홈쇼핑에서 라이브 방송을 하면서 월등히 착한 가격에 판매하더군요. 비싸다는 핑계로 애써 외면하려던 찰나에, 또 이렇게 착한 가격에 판매해주니, 뭐 또 이렇게 도전해 보는 거죠.
베르큐 타일의 키포인트는 바로 '붙이는 메탈타일'이라는 것. 6대 중금속(납, 카드뮴, 수은, 6가 크롬, 폴리브롬화 비페닐, 폴리브롬화 디페닐에테르) 테스트, 폼알데하이드 테스트, 프탈레이트 테스트, 난연성 테스트, 곰팡이 저항성 테스트에서 모두 합격점을 받은 안전한 제품입니다. 진짜 메탈로 만들어져 화기에 강하고, 도기나 유리처럼 깨질 염려가 전혀 없으며, 내구성도 강해서 오랫동안 유지가 되는 장점이 있습니다. 베르큐의 금속 소재는 포스코가 인정한 강건재 생산기업 DSP에서 만들었다고 합니다. 베르큐 표면에 입혀 있는 NCC코팅은 크린룸에서 나노크기의 아주 작은 입자를 금속 표면에 안착시키는 DSP만의 기술인 유무기 하이브리드 나노세라믹 코팅을 가리키는데요. 덕분에 컬러와 광도 조절이 가능하고, 오염물이 쉽게 지워지며, 화재에 강한 것이 특징입니다.
설명보다는 이미지가 훨씬 이해가 빠를 것 같아서 모셔온 이미지입니다. 과학기술의 발달이란 얼마나 소중한 것이지 새삼 깨닫고 있다는.
제품 사이즈는 1㎡, 2㎡가 있고 색상은 화이트와 사틴그레이가 있습니다. 세트로도 판매하는데요.
- 1㎡ 세트 [100 × 100㎜ = 10개] + [100 × 200㎜ = 45개] + [베르큐 전용 가위 1개]
- 2㎡ 세트 [100 × 100㎜ = 20개] + [100 × 200㎜ = 90개] + [베르큐 전용 가위 1개]
세트가 저렴해서 저는 세트로 1과 2를 같이 주문했습니다. 주문 전에 얼마나 주문을 할지 가름하려면 일단 시공할 공간 사이즈를 재야겠죠. 먼저 시공할 공간의 가로와 세로의 치수를 잽니다. 나온 치수의 가로와 세로를 곱하면 면적이 나오는데요. 예를 들어 가로가 1.4m, 세로가 0.6m가 나왔다면, 둘을 곱하면 0.84㎡입니다(오랜만에 산수 고고). 면적이 0.84㎡ 정도라면 1㎡ 세트가 적절하고, 면적이 1.6㎡ 정도 나왔다면 여유분을 생각했을 때 2㎡ 세트가 적절하다고 추천하고 있더군요. 면적보다 10~20% 여유 있게 주문하는 것을 추천하고 있는데, 완전 맞습니다. 기존 타일 위에다 붙이기 때문에 기존 타일 상태가 좋지 않으면 잘 붙지 않거나 흘러내리는 등의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에 반드시 여유분이 필요합니다. 참고참고참고. 또 한 가지 중요한 포인트! 회벽 / 시멘트벽 / MDF / 합판은 베르큐 타일이 붙지 않기 때문에 시공이 불가능합니다. 페인트 칠한 벽, 매끈한 유리, 도기 재질의 타일은 시공이 가능하며, 표면을 이물질 없이 깨끗하게 닦아내고 물기를 제거한 후에 부착 가능합니다.
저는 이렇게 두 세트를 구입했는데요, 시공 후 넉넉히 남았습니다. 올여름 너무 더워서 그런지, 시공 후에도 매끄럽지 않은 단면 위에 붙인 베르큐 타일은 미끄러져 내려오거나, 잘 붙지 않아서 떼어내고 새로 붙인 것이 꽤 됩니다. 여유분이 있으니까 마음이 편하더라고요. 저는 화이트를 사용했는데요, 워낙 깔끔하고 무난해서, 어디든 사용할 일이 있을 것 같아 남아도 아깝지 않더군요.
구입하고 이틀 만에 도착했습니다. 두 세트 주문해서 가위도 두 개 왔습니다. 가위의 퀄리티가 매우 좋더군요. 메탈타일을 자를 용도라 그런지 튼튼합니다.
베르큐 타일 저렇게 생겼답니다. 두께를 보여드릴 수 없는 것이 안타깝네요. 앞은 타일같은 느낌이 많이 나고, 뒤는 필름을 떼어내면 접착력이 강한 표면으로 되어있습니다.
베르큐 타일 외에 필요한 도구들이 많이 있습니다. 재료마다 링크를 걸어놓았으니 클릭하시면 판매처와 가격을 보실 수 있습니다. 대부분이 다이소 제품이에요.
◈ 베르큐 타일 이외에 필요한 도구들 ◈
주방/욕실용 백색 실란트 - 울퉁불퉁하거나 깨진 타일의 빈 부분을 채우고 마무리에 필요함
실리콘 건 - 실리콘을 걸어야 해서 꼭 필요함
실리콘 스크래퍼 - 기존 실리콘 제거 시 필요함
플라스틱 스크래퍼 - 여기저기 활용도가 높음
투명 실리콘 - 부엌이라서 싱크대와 연결되는 곳은 투명이 깔끔
마감 스크래퍼 - 마스킹 테이프 위에 실리콘을 바를 때 반드시 필요
마스킹 테이프 - 많이 필요하니 넉넉하면 좋음
매직 스펀지 - 많을수록 좋음
만능 클리너 - 물을 살짝 묻혀서 사용하면(feat. 팔뚝 힘) 타일과 싱크대의 기름때가 지워짐
글루건 - 미끄러져 내려오거나 모서리가 들뜬 베르큐 타일을 붙일 때 완. 전. 유. 용.
3M 스프레이 접착제 - 글루건보다 성능은 약하지만 도움이 됨(냄새가 강하므로 반드시 마스크 사용)
긴 자 - 특히 100mm 와 200mm 타일을 섞어서 사용할 시 자로 재면서 재단하면 좋음
작업용 칼 - 기존 실리콘이 스크래퍼로 안 떨어질 때 칼로 떼는 것이 최고
스테인리스 브러시 - 실리콘 제거 시 필요함
네임펜 - 타일 등에 마킹할 때 필요
걸레나 행주 - 기존 타일 기름때 제거 시, 타일 시공 때 새 타일 다짐(깨끗한 천)으로 필요
작업용 장갑 - 타일 모서리가 은근히 날카로워서 손에 쥐고 일하다 보면 손바닥이 베어져 있음
다이소에 가셔서 구입하시는 것도 좋은데 지점마다 실리콘은 재고가 많이 상이하더군요. 백색이 없는 곳이 많았어요. 이마트에서도 판매하니 참고하시고요. 다이소몰에서 구입하시면 3만원 이상 구매 시 무료배송이 가능하니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매직 스펀지와 만능 클리너로 기존 타일의 기름때는 벗겨내고 하단에 타일을 붙이고 있는 모습입니다. 기름때를 완벽하게 제거하면 베르큐 타일이 더 잘 붙었을 텐데, 가장 눅눅했던 장마철 장대비가 내리는 날 하다 보니 지쳐서 다 제거를 못했어요. 붙이는 내내 후회를 했죠. 여러분은 힘드셔도 기존 타일의 오염 물질을 싹 제거하신 후 시공하시기를 추천합니다. 기존 타일 위에 흰 실리콘은 타일이 떨어지려고 해서 접착을 위해 미리 발라 놓았습니다.
덜렁거려서 떨어질 것 같은 기존 타일에 발라놓은 실리콘 때문에, 접착력이 떨어져서 겉을 다시 긁어내야 합니다. 이때 스테인리스 브러쉬와 플라스틱 스크래퍼가 필요합니다.
이런 식으로 긁어내면 나중에 베르큐 타일을 붙힐 때 훨씬 더 잘 붙습니다. 힘들어도 싹싹 꼼꼼하게 긁어내 주세요.
저 심란한 위쪽 좀 보세요. 무슨 아파트가 타일을 붙이다 말고 골판지와 나무로 마감을 했다는. 위 설명에서 베르큐 타일 시공 안되는 재질 기억나시나요? 합판. 저 부분은 절대 베르큐 타일이 붙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그냥 두기에는 너무 끔찍해서, 저는 글루건과 3M 스프레이 본드를 사용해서 타일을 강제로 붙여버렸답니다.
어떤가요? 그래도 합판이 안 보이는 것이 훨씬 깔끔하죠? 타일이 계속 떨어져서 5번 정도는 손을 본 것 같아요. 글루건이 없었으면 아마 포기했을 듯. 타일을 넉넉히 갖고 있어서 다행이었습니다.
기존 타일의 상태 때문인지 모서리가 자꾸 들떠서 3M 스프레이 본드로 자주 뿌리고 눌러주면 효과가 있습니다. 냄새가 굉장히 강하기 때문에 마스크 필수입니다. 저는 냄새도 피할 겸, 뿌려놓고 다른 곳에서 좀 쉬다가 오곤 했답니다.
타일을 겹친 모양을 내려고 100mm와 200mm 두 종류를 구입했는데, 200mm가 압도적으로 많이 사용됩니다. 저는 저런 식으로 모양을 냈지만 베르큐 타일 판매 사이트를 보니 여러 방법이 있더라고요. 탐나는 모양이 있었지만, 비용과 노동력을 생각해서 가장 무난한 무늬로 가기로 했습니다.
베르큐 타일에서 소개한 여러 방법인데요. 저는 6번 헤링본 타입이 예쁘더라고요. 하지만 저렇게 붙이려면 눈알이 빠질 듯. 게다가 기존 타일이 정상적일 때나 가능한 무늬인 것 같아요. 저렇게 힘드게 붙였는데 들뜨면 어떻게 손봐야 할지 상상만 해도 끔찍하네요.
타일을 다 붙인 후, 마스킹 테이프 바르고 위에 실리콘을 칠한 상태입니다. 마스킹 테이프가 아주 중요합니다. 똑바로 예쁘게 붙여야 실리콘도 말끔하게 발리니까요. 너무 길면 중간에 끊어가면서 붙이는 것이 훨씬 수월합니다. 마감 스크래퍼로 실리콘을 잘 펴 발라주세요.
잘 보이시나요? 모서리는 좀 더 꼼꼼하게 해야 합니다. 이 세상 모든 것이 직선이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말도 안 되는 생각을 하면서 했던 기억이 나는군요.
온몸을 깁스한 미이라 같죠? 콘센트는 저렇게 마스킹 테이프를 붙여주어야 실리콘이 깔끔하게 됩니다. 보통의 콘센트 커버는 벗겨져서 이런 작업 시에는 떼어내고 하는데, 이 집은 오래돼서 그런지 커버가 절대 안 떨어지더라고요. 그래서 타일 붙일 때도, 실리콘 할 때도 아주 번거로웠습니다. 타일이 가위로 오려는 지지만 힘이 많이 필요하고 작게 재단을 하면 아무래도 접착력이 떨어져서 들뜨거든요. 이 부분도 2번 정도 다시 붙였던 기억이 나네요. 옛날 아파트는 이래저래 손보기가 어렵습니다.
마스킹 테이프와 베르큐 타일의 겉 필름을 떼어낸 모습입니다. 틈이 없이 딱 들어맞으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하지만 기존 타일과 벽이 고르지 않으면 이게 최선이더라고요.
자세히 보면 나쁘지 않죠? 마스킹 테이프 없이는 절대 저렇게 할 수 없습니다. 제가 시공한 날은 정말 덥고 습한 장마철이어서 그런지 실리콘이 너무 묽더라고요. 줄줄 흘러내려서 실리콘 건은 포기하고, 장갑 낀 손가락으로 바른 후에 마감 스크래퍼로 다시 얇게 펴 발라주었습니다.
싱크대 수전 근처도 만만치 않은 작업이었는데요. 동그란 부분은 타일이 빌 수밖에 없기 때문에 백색 실리콘으로 메워주었습니다.
싱크대 상판과 타일 사이에 투명 실리콘을 바른 곳입니다. 투명을 바르는 것이 더 깔끔하게 어울리는 부분이 있어요. 만일을 대비해서 백색 구입하실 때 투명도 하나 사 두시면 유용합니다.
마스킹 테이프 떼어 낸 콘센트 모습입니다. 생각보다 밉게 됐어요. 빠지지 않는 커버를 탓하며 속상했던 기억이 나네요.
모든 시공이 끝난 모습입니다. 가스레인지와 싱크대 수전이 한눈에 보이게 사진을 찍으려던 찰나에, 관리실 직원분들이 우르르 오시는 바람에 급하게 정리하느라 깜빡했네요. 위의 사진들을 참고해 주세요.
베르큐 타일의 최고 장점은 특수 장비가 필요없이 누구나 시공 가능하다는 점과 화기에 강해서 가스레인지가 있는 부엌에 시공해도 안전하다는 점입니다. 기술자 분을 모셔서 도기 재질의 타일을 붙이는 것보다 가격이 월등히 저렴하고요. 단, 기존 타일의 상태가 깨끗하고 단면이 평평할 때! 제가 시공한 곳처럼 벽이 평평하지 않고 타일이 깨져있거나, 오염 물질이 너무 오래되서 제거가 되지 않으면, 타일이 자꾸 들뜨고 떨어집니다. 글루건을 엄청 쏘면서 다시 붙이다 보면 아, 괜히 했나... 싶은 생각이 들더라고요. 기름때가 많이 낀 타일을 닦아내는 것도 보통일이 아닙니다. 아주 더운 날은 제발 피하시기를. 각종 세제와 매직블럭, 만능 클리너 등으로 닦아 낸 다음에, 한참을 말려서 벽을 건조시키는 것도 꽤 시간이 걸립니다. 장대비가 쏟아지던 장마철에 했더니 어찌나 안 마르던지, 저는 행주로 닦아가면서 말렸어요. 여러분은 바람이 시원하게 부는 가을에 창문 활짝 열어놓고 시공하세요. 은근히 섬세한 작업이라 날씨가 도움이 많이 된답니다. 타일 몇개가 모서리 들뜸현상이 있어서, 처음 시공하고 나서 두 번 정도 더 손을 더 봤어요. 글루건을 또 엄청 쐈죠. 여러분은 글루건 사용하실 일 없기를 바라며, 베르큐 메탈타일 후기를 접겠습니다.
'내돈내산 가성비 좋은 제품'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가성비 좋은 제품 추천] 조리도 맛도 담백한 CJ 고메 탕수육 450g (41) | 2024.09.07 |
---|---|
[가성비 좋은 제품 추천] 위트빅스 오리지널 Weet-Bix 1.2kg (0) | 2024.08.24 |
[가성비 좋은 제품 추천] 노브랜드 굴소스 (2) | 2024.08.16 |
[가성비 좋은 제품 추천] 오아 클린이 워터B 휴대용 무선 구강세정기 치아세정기 (0) | 2024.08.15 |
[가성비 좋은 제품 추천] 네이처밸리 오츠&허니 크런치 그래놀라 바 49 POUCHES (2.06kg) (0) | 2024.08.12 |